2024년 11월 17일(일)

복부에 '바주카포' 로켓 박혀 죽음 앞둔 군인을 기적적으로 살려낸 미군 군의관의 정체

미국 국방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DoD)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세계가 깜짝 놀란 우리 방역의 중심에는 엄청난 의술(醫術)을 갖춘 의료진이 있다.


한국 의료진은 그간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도 했는데, 한 의사는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도 전우를 살려내 화제를 모았었다.


이 놀라운 사연의 주인공은 한국계 미군 군의관인 존 오(39) 중령이다.


사연은 존 오 중령이 소령이던 2006년 3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한 야전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미국 국방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DoD)


어느 날 이 야전병원에는 응급 환자가 헬기를 타고 이송됐다. 환자는 육군 제10 산악사단의 차닝 모스 일병이었다.


모스 일병은 미군 군용차량 험비를 타고 순찰 도중 탈레반이 쏜 로켓추진수류탄(RPG)에 맞아 왼쪽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에 폭탄 뇌관과 기폭장치가 박혀 있었다.


뇌관 등이 터지지 않고 모스 일병 몸에 박힌 것을 확인한 오 중령은 폭탄이 병원에서 터질 수도 있다고 보고 "모두 나가(Everybody get out)"라고 외쳤다.


하지만 오 중령은 모스 일병을 포기하지 않았다. 육군 규정에 따르면 폭탄이 몸에 박힌 군인은 병실에서 멀리 떨어진 벙커에 두도록 하고 있지만, 그는 즉각 수술을 강행했다.


벙커에 두면 이미 피를 많이 흘려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술 도중 폭탄이 터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술에 참여한 군의관과 의무병은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수술엔 폭탄제거팀도 참여한 가운데, 오 중령은 2시간 동안 수술에 매진해 수류탄의 뇌관과 기폭장치를 꺼내는 데 성공했다.


오 중령은 나중에 "수류탄을 폭파한 후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았다"며 "수술을 마친 후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고 한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감격했다"고 회고했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오 중령은 세 살이던 1973년 미국에 이민을 했다. 이후 1993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육군장학금으로 1998년 뉴욕 메디컬스쿨을 거쳐 군의관으로 복무해왔다.


오 소령은 이 공로로 2007년 1월 동료군인 생명을 구하는 영웅적 행동을 한 미군에게 수여하는 '군인훈장(Soldier's Medal)'을 받았고 2009년 중령으로 승진, 최근까지 독일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