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거리두기 실종시켰다"···문 대통령이 질병관리청 찾아가자 시민들 사이서 나온 쓴소리

뉴시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질병관리본부가 드디어 오늘(12일) 질병관리청(질관청)으로 승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질관청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했다. 국장급인 질병관리본부장에서 차관급인 질병관리청장으로 승진한 정은경 신임 청장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상 초유의 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열리자 질관청 직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기 진작이 필요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구태여 만들 필요가 없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現 질관청)를 찾았다. 그곳에서 문 대통령은 정 신임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감사하다···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는 등의 말을 전했다.


이 모습은 청와대와 여러 매체를 통해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갔다. 포털사이트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각종 SNS, 유튜브 등에서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시민들은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면서도 직접 격려한 문 대통령에게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 속에서 '거리두기'가 사라진 게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직원들에 대한 문제 제기보다 상황을 그렇게 만든 정부 관계자와 문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향해졌다.


애초에 문 대통령이 가지 않았다면, 여러 장소에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되는 '1m 거리두기'가 깨졌을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은 직원들이 자신도 모르게 움직여 거리두기가 깨졌을 거라고 봤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일부러' 오는데 일에만 집중해 민망하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민은 "직원들을 격려하고 싶었다면 '추석·설 선물'을 보내는 것처럼 사비로 따로 성의를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시민은 "정 신임 청장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훗날 코로나가 끝났을 때 더 확실하게 해주는 방법도 고려해보는 게 좋았을 듯싶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