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저녁도 못 드시고 배달 가셨는데"...만취 역주행 벤츠에 아버지 잃은 딸이 올린 청원글

YouTube 'MBCNEWS'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오토바이로 치킨을 배달하던 50대 가장이 음주 상태로 역주행하던 벤츠 차량에 숨진 가운데, 고인의 가족이 청원을 올렸다.


지난 9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음주운전치사 혐의로 가해 차량 운전자 A(33)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날 새벽 인천 을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를 사망하게 했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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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A씨는 오토바이 운전자와 추돌 직후 119에 신고하는 등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동승자와 그저 차량 안에 머물러 있었다는 게 목격자의 진술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오토바이 운전자의 딸 B씨의 청원 글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나온다.


B씨는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며 "배달 간 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가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윽고 어머니는 가게 2km 근방에 남겨진 오토바이를 발견했고, 아버지를 찾았지만 대학병원 응급실이 받아주지 않아 그대로 숨을 거뒀다.


 사진=인사이트


B씨는 "경찰서에 갔는데 어떤 여자가 하염없이 울더라"면서 "설마 저 사람이 가해 차량 운전자냐 했더니 (경찰이) 끄덕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또 "직접 가해 차량 블랙박스 확인했는데 저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아빠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사라지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장례 과정에서 '사고 직후 가해자가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뉴스로 접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특히 "동승자는 바지 벨트가 풀어진 상태였다고 한다"고 크게 분노했다.


B씨는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고 7남매 중 막내가 죽었고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면서 "가해자에게 법정 최고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9월 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4만3천여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