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코로나 우울증과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 피우는 것보다 더 해롭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일상 속 스트레스와 함께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 연이은 태풍, 그리고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사회현상을 설명할 때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하는 단어인 '블루(Blue)'를 사용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등 제한된 일상생활에서 비롯되는 고립감 등 외로운 심리 상태가 신체 건강에 초래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호주 매체 '7NEWS'는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굿 와이프'


미국 하버드 대학교 사회학 연구진은 사람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평균 7년 반 동안 추적한 30만여 명의 데이터가 담긴 148개의 연구 자료를 재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족을 비롯한 친구, 이웃과 잘 지내면 그렇지 못할 때보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경우가 50%까지 높아졌다.


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는 느낌과 같은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를 15개비씩 피우거나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에 맞먹을 만큼 건강에 해로웠다.


또 외로움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보다도 2배 더 건강에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별에서 온 그대'


특히 외로움이 가져오는 영향은 단지 고립된 환경에 쉽게 노출되는 노인 세대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모든 연령대의 기대 수명과 밀접하게 관련됐다.


연구진은 "물고기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듯이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꼭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상호작용은 신체 건강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더욱 심화하는 사회적 고립상태와 함께 앞으로는 외로움이 만성화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9개월 넘게 장기화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호텔 델루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4월 의원급의 과목별 진료비를 산출한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는 5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2억 원에 비해 12.9%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던 4월,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던 이 기간 다른 과목 진료비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종 바이러스 확산으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지면서 동시에 심리적 우울감이 증가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철저한 기술 방역과 함께 심리방역 역시 절실해 보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