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최근 경기도 부천에서 일어난 강력 범죄 사건의 피의자를 붙잡은 경찰.
꽁꽁 가려졌던 피의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경찰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15년 전 수사했던 그때 그 소년범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9일 중앙일보는 15년 전 소년범이었던 피의자를 성인이 돼 다시 만난 경찰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부천의 한 단독주택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인 남성은 혼자 살고 있던 한 여성의 집 창틀을 뜯고 몰래 들어가 그를 위협하고 목걸이와 현금 일부를 훔쳐 달아났다.
부천원미경찰서 형사과 강력계장 A 경감은 신고를 받고 탐문 수사 및 폐쇄회로 확보에 나섰다.
A 경감은 인근 골목에서 여성의 가방을 들고 한 여관으로 들어가는 피의자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가 여관 투숙객이라는 점과 세탁소에 맡겨진 세탁물의 이름 등을 통해 한 명으로 특정했다.
그 순간 A 경감은 15년 전 자신이 잡은 소년범과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의심을 했다. 그 의심은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으로 바꼈다.
피의자는 15년 전 '업둥이(집 앞에 버려진 아이)'로 자라 마음에 상처가 깊었다.
10대 중후반이 되면서 이 상처는 점점 커졌고, 방황하던 그는 가출해 100여 건이 넘는 절도를 저지르다 A 경감에게 잡혔다.
당시 A 경감은 그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양부모를 찾아주는 등 교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도 "다시는 이런 짓을 안 할 것"이라고 한 그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그와 다시 마주 앉은 A 경감은 "또 범죄를 저지르면 어떡하냐"고 한숨을 쉬었고, 피의자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결국 피의자는 해당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강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A 경감은 해당 매체에 "이런 사례가 꽤 많다"며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선도되는 경우도 많지만, 재범률이 높은 편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