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잠깐 부진했다고 페이커를 '퇴물'이라 조롱할 수 없는 이유 4가지

뉴스1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리그오브레전드(롤)의 황제 페이커(이상혁)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까지만 해도 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완벽한 실력을 뽐냈던 페이커는 이번 서머 시즌에 날카로움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팀플레이에 따르다 보니 챔피언 폭이 한정적으로 줄었고 대회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세트를 잡고도 속수무책 상대에게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벤치 멤버였던 클로저(이주현)에게 한 달 넘게 주전 자리를 뺏기는 굴욕 아닌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가 앞서 큰 부진을 겪었던 2018년에도 이런 적은 없었다.


사진=인사이트


이렇듯 아쉬운 나날이 이어지자 페이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퇴물이다", "젊은 선수들의 컨트롤을 따라가지 못 한다", "은퇴할 때가 됐다" 등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다만,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전(前) T1 감독 김정균의 말처럼 그는 언제든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선수다. 


잠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늘 페이커는 절치부심해 다시 일어섰고 이내 황제의 자리를 지켰다. 페이커의 부진이 함부로 비난받아선 안 되는 이유 몇 가지를 모아봤다.


1. e스포츠에 페이커가 끼친 영향력


Twitter 'T1 LoL'


페이커는 한국 e스포츠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압도적인 플레이로 불세출의 스타로 자리매김해 국내 e스포츠의 판을 키웠고, '게임은 애들 놀이일 뿐이다'라는 인식을 '게임도 스포츠가 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바꿔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나아가 그가 201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주류게임이라 평가  받던 롤을 주류 게임으로 자리 잡게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2. 압도적인 리그 커리어


사진 = 라이엇게임즈


페이커는 SKT T1에서 프로 데뷔를 해 다른 팀으로의 이적 없이 SKT에서 모든 커리어를 지낸 '원클럽맨'이다.


그는 오랜 시간 팀의 주전을 꿰차면서 많은 역대급 커리어를 달성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 및 주관하는 대회를 모두 우승한 유일한 선수이며 LCK에서 최다 우승(9회)을 차지하기도 했다.


3. 전무후무한 국제 대회 전적


뉴스1


현재 세계 그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이 정도의 경력을 가진 롤 프로게이머는 없다.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라는 두 국제 대회에서 모두 최다 우승 타이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자신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늘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전 세계 롤 팬들을 환호케 했다.


4. 부진이 찾아와도 늘 다시 일어섰던 페이커


YouTube 'esports KBS'


페이커의 부진을 누구도 함부로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위기 때마다 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뚝이처럼 일어섰기 때문이다.


페이커는 생애 딱 두 번의 부진을 겪었다. 2014년, 그리고 2018년이다.


2014년 T1은 전 시즌 무패우승의 신화를 쓴 팀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2018년에는 스프링에서 4위, 서머에서 7위를 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때마다 늘 페이커는 빠르게 한 시즌 만에 회복해 제 기량을 뽐냈다. 이번 서머 시즌에도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지난 시즌 팀을 우승시키며 활약을 보여준 그였기에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