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아니, 반시계 방향이라고 교재에도 나와 있잖아!?"
한 부부가 한글 자음 'ㅇ'을 쓰는 방법을 두고 때아닌 언쟁(?)을 벌였다. 정석대로 배워야 한다는 의견과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 충돌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계방향이냐 반시계 방향이냐로 싸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계방향은 영화 '기생충'에도 대사로 언급돼 화제가 됐지만, 부부가 싸운 이유는 영화 속 내용과는 결이 달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딸에게 한글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다. 원래 아내가 가르쳤으나 일이 생겨 지금은 A씨가 가르쳐주고 있다.
딸에게 한글을 알려주던 중 A씨는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딸이 자음 'ㅇ'을 쓸 때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고 있는 것이었다.
"딸, 'ㅇ'자는 반시계 방향으로 쓰는 거야. 지금 쓰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써보자"
하지만 딸은 한 번에 'ㅇ' 쓰던 방식을 바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계속 설득하는 아빠를 보고 결국 딸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A씨의 생각은 확고했다. 교재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정석대로 교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내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의미만 알고 쓰는 데 지장이 없다면 굳이 고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두 사람은 이 주제로 몇 시간 동안이나 싸웠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A씨는 "제가 잘못된 건가요?"라며 호소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대채로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건데 굳이 아이를 울려가면서까지 가르쳐야 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익히고 배우는 데 지장이 없다면 쓰는 방식은 그냥 정석만 있을 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반면 "그래도 처음 배우는 건 정석대로 하는 게 뭐든 좋다"는 의견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A씨가 언급했던 교재에서 나온 방법은 정석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부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반시계 방향으로 쓰는 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법일 뿐이다. 'ㅇ'의 획순은 국어원에서도 따로 규정된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