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6월 22일 새벽 1시 40분경. 평택파주고속도로에서 2차로 정속 주행 중이던 한 차량이 사고를 당했다.
시속 190km로 달리던 차량이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다. 이 사고로 50대 부부 중 아내가 목숨을 잃었고 운전자였던 남편은 하반신을 못 쓰게 됐다.
30일 해당 사고 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 2차로를 정속 주행 중이던 차량 뒤로 한 대의 승용차가 빠르게 달려와 그대로 부딪히고는 CCTV 밖으로 빠져나갔다.
사고 피해 차량은 충돌 뒤 다시 가드레일과 부딪힌 후 몇 바퀴를 회전한 후에야 멈춰 섰다.
피해자 부부의 아들 A씨는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속도로 음주 사상 사고 초동수사 미흡한 경찰과 파렴치한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여기서 가해자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43%로 만취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회수도 A씨의 몫이었다.
그는 부모님의 사고 소식을 듣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경찰은 A씨에게 가해자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준 후 어머니가 지병이 있었는지 평소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물었다.
고속도로 CCTV 영상도 A씨의 요청에 의해 확보됐다. A씨에 따르면 조사관은 CCTV 영상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고 이에 A씨가 사고 현장에 가서 CCTV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요청했다.
영상 속 사고 장면은 명백한 뺑소니 사고였다. 조사관은 그제야 뺑소니 여부를 적용할 수 있겠다고 했다.
A씨는 "왜 피해자 가족이 끔찍한 사고의 흔적들을 뒤져가며 조사를 요청해야 하고, 그제야 경찰에서 확인 조치가 이뤄지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한 사람의 무책임한 음주운전으로 저희 가족은 말 그대로 파탄이 났습니다"며 "정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고 이 세상이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라며 심정을 밝혔다.
청원 글에서 A씨는 "가해자에게 정당한 법에 근거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주시고, 미흡한 조치로 평생 뺑소니 사건이 묻히게 할뻔한 관련자들 또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내려지길 바랍니다"고 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현재(30일 오후 10시 20분 기준) 7만 9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