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대구지하철에서 여성 두 명이 성추행범을 현장에서 붙잡아 넘겼는데도 역무원이 단순 '소란행위'로 오인하고 풀어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대구 서부경찰서와 대구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앞서 16일 오후 8시 10분께 달서구 대구지하철 2호선 두류역에서 탑승한 여성 A씨는 내부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A씨가 의자 가장자리에 앉자 한 남성이 옆으로 다가와 신체 일부를 만졌다.
이에 A씨는 고함을 지르며 손을 뿌리쳤고 당시 지하철에 있던 다수의 승객이 이 광경을 목격했다.
한 승객이 인터폰으로 기관사에게 "여기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신고 절차까지 밟았다.
이후 신고한 여성 승객과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을 붙잡고 있다가 다음 정류장인 내당역에서 기관사에게 인계했고 기관사는 내당역 역무원에게 다시 범인을 보냈다.
그런데 이 남성은 곧바로 풀려나 종적을 감추었다. 내당역 역무원이 단순 소란행위를 피웠다고 생각해 인적사항도 기재하지 않고 그냥 풀어준 것이다.
A씨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 지하철에서 내리지 못하고 반월당역까지 갔다가 다시 내당역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가해 남성은 사라졌다.
결국 A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도착하자 역무원은 "단순히 소란을 피운 것으로 오인하고 그냥 보냈다"고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역무원이 가해 남성을 풀어줘 놓고 도망갔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나 보고 신고할 때 성추행범이라고 말한 게 맞냐고 나무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성추행범을 놓아준 것도 모자라 잘못을 떠넘기기 급급한 대구지하철 측의 처사에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남성은 사건이 발생한 지 9일이 지난 25일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