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중학생 아들 있으시죠? 곧 경찰이 갈 겁니다"

아들이 300만원짜리 자전거를 훔쳤다는 소식을 들은 아빠는 속이 덜컥했다. 3만원도, 30만원도 아니고 무려 300만원짜리 자전거를 훔치다니, 앞이 깜깜해졌다.

아무리 미성년자인 중학생이라지만, 2천원짜리 새우깡만 훔쳐도 감옥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아빠는 불안해졌다.

"자전거가 없어진 며칠은 참 불편했어요. 하지만 한 번은 그럴 수 있죠. 두 번은 바보 같은 짓이지만요. 선처해드리겠습니다"

다행히 피해자가 대인배였던 덕분에 아들은 처벌을 면했다. 그러나 아빠의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그는 아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1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이 사연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로 퍼지고 있다.

사연을 올린 A씨에 따르면 아들은 최근 300만원짜리 자전거를 훔쳤다. 절도 장면과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와 세워놓는 장면까지 모두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모든 영상을 본 피해자는 뜻밖에도 용서를 해줬다. 하지만 A씨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아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아들 교복을 똑바로 입히고 저도 정장을 차려 입고 피해자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례가 안 된다면 아들을 피해자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무임금 알바를 시키고 싶은데, 괜찮을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최대한 사죄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직접 사죄하는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피해자의 가게에서 일을 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응했다.

피해자의 마음도 불편할 것이라는 것이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만 14세 미만 중학생들의 범죄는 사회 문제로 지적된다.

시민들은 "처벌을 강력하게 해야 한다"라며 이른바 소년법을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과거 '호통 판사'로 이름을 알린 천종호 판사는 아이들에게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사랑과 기회를 주면 삐뚫어진 행동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피해자에게 관용 어린 용서를 받고, 진심으로 사죄하려는 아빠와 지내는 중학생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궁금하다고 반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