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유로파리그 결승전서 극적인 결승골을 만든 세비야의 디에고 카를로스가 벤치에서 홀로 눈물을 터뜨렸다.
유로파리그 8강, 4강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PK를 헌납한 그는 감회에 젖은 듯 눈시울을 붉혔다. 동료선수들 역시 '영웅'이 된 그를 위로했다.
22일(한국 시간) 카를로스는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인터 밀란과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카를로스는 전반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2분 만에 카를로스는 상대편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의 저돌적인 돌파를 막던 중 발꿈치를 밟아 PK를 내줬다.
PK를 얻어낸 인터 밀란은 루카쿠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앞서갔다. 이 반칙으로 카를로스는 3경기 연속 PK 헌납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지난 유로파리그 8강 울버햄튼전과 4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은 세번째 PK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좌절하지 않고 침착하게 세비야의 수비라인을 지켜냈다.
양팀의 경기는 팽팽했다. 후반 29분까지 스코어는 2대2였다. 승리의 여신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때, 승리의 여신은 이 경기를 끝낼 선수로 카를로스를 선택했다.
후반 29분, 세비야의 공격 세트피스 상황에서 카를로스는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슛을 날렸다.
카를로스의 발을 떠난 공은 루카쿠의 발에 맞은 뒤 골망을 흔들었다. 골은 루카쿠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카를로스가 만들어낸 골이 분명했다.
이후 카를로스는 후반 41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카를로스는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정규시간이 전부 끝나고 추가시간에 들어가자 카를로스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후반 46분 카메라에는 카를로스가 유니폼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잡혔다. 연이은 실책으로 마음고생한 그의 감정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경기는 카를로스의 결승골을 끝으로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아 끝이 났다. 세비야는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영화로 쓰면 감독과 작가 모두 욕을 먹을 스토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