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부산 시민들 5년간 '식수로 못 쓰는 물' 정수해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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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부산시민들이 최근 5년간 생활용수로 쓰기 어려운 수준의 물을 정수해서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민들이 마신 물의 수질은 TOC(총유기 탄소량) 기준 3등급으로, 고도의 정수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공업용수로 쓰인다.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식수원은 TOC 기준 1~2등급 수준의 물이었다.


지난 10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 6월 부산 시민 상수원인 양산 물금취수장의 수질 측정 결과, 이달 평균 TOC농도(mg/L)가 4.9로 나왔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평균 TOC 농도는 4.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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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비 하반기 수질이 더 나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물금취수장의 TOC는 3등급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TOC는 화학적 방법을 동원해 그동안 측정이 어려웠던 고분자 오염물까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그 값이 4 이하일 때 2등급(약간 좋음), 5 이하일 때 3등급(보통)으로 분류된다.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 따르면 2등급 물은 일반적인 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물금취수장이 받은 3등급 물은 고도의 정수처리를 해야만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정수처리를 할 경우에는 공업용수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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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부산 시민들이 마시고 있는 물은 3등급으로, 식수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부산 일대인 낙동강 지역을 제외한 다른 식수원의 경우 TOC 기준 1~2등급을 유지했다. 전국 수질 1위인 대구시 고산정수장의 경우 0.9TOC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서울시의 취수원인 한강은 1.0~1.2TOC로 전해졌다.


부산시민들이 처음부터 이런 등급의 물을 마신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까지는 2등급을 유지했지만, 이후로는 줄곧 연평균 3등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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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과 2017년에는 4.2TOC, 2018년 4.7TOC, 지난해에는 4.5TOC를 기록하는 등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야기된 데는 낙동강 수질 관리에 구식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전체 유기물의 90% 이상을 표시하는 TOC와 달리, 20~50%만을 측정할 수 있는 BOD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금 취수장의 올 상반기 평균 TOC 값은 4.3이었던 반면, BOD 측정에서는 1.9로 나오면서 '좋음' 수준인 1b등급을 받아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동강 수질 관리에 빠른 시일 내로 TOC를 도입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