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군대. 먹고 싶은 음식도 먹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굳건히 버텨야 한다.
군 생활에서 그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선임들로부터의 '부조리'다. '군기'라는 명목 아래 후임들을 괴롭히는 것(?)인데, 과거엔 도가 지나쳐 폭력을 가하거나 다양한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지금은 군에서도 이런 악습을 타도하며 행복한 군 생활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군인이라면 당연히 안고 가야 할 숙명처럼 받아들였던 것.
이를 다 버텨내고 전역한 탓일까. 전역한 지 10년, 20년 된 아재 예비역들은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겪은 부조리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하곤 한다.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웠길래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렇게 잊지 못하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미친 부조리 5가지를 소개한다.
1. 잠깨스
잠을 재우지 않는 부조리다. 여기서 말하는 깨스란 의경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지적'이라는 뜻이다.
선임이 잠깨스를 걸면 후임병은 등은 누운 채로 고개를 들고 있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힘이 빠져 머리가 베개에 닿게 되는데, 닿는 순간 구타가 이어진다.
차라리 구타당하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잠깨스 자세가 주는 고통은 실로 엄청나다고 한다. 20분만 유지해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땀이 뚝뚝 떨어진다고 한다.
2. 화장실, 물 깨스
화장실에 가지 못할뿐더러 물까지 마시지 못하게 하는 고통스러운 깨스다.
상황이 터져 출동했을 때를 대비한 훈련이기도 하다. 보통 물 깨스와 화장실 깨스는 한번에 같이 실시된다.
선임들이 잠에 들었을 때나, 청소 시간에 몰래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부조리가 정말 심한 부대에서는 이마저도 허락이 안된다고 한다.
3. 변기에 머리 박기
자대에 들어온 신병에게 시키던 악습이다.
자대 전입 첫날 신병은 군기를 잡기 위해 화장실로 좌변기에 머리를 파묻고 버텨야 했다.
코를 찌르는 냄새와 불편한 자세에서 오는 고통이 극에 달해 의경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부조리로 불렸다.
몇몇 부대에서는 제대로 청소도 되지 않은 변기에 머리를 넣게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4. 치약 미씽
막사 바닥에 치약을 뿌리고 걸레로 청소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가장 고통스러운 건 치약에 물을 뿌리지 않은 채로 청소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수분이 없는 치약은 엉겨 붙거나 흉질 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탓에 미씽은 1~2시간은 기본이라는 말이 있다. 의경들 사이에서는 "치약을 지우는 것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다"라는 말까지 있다고 한다.
5. 인간 침대
"침대 배열로!"라는 말과 함께 시작되는 지옥이다.
머리와 발끝을 침상 끝과 끝에 고정한 뒤 고참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버텨야 했다.
여기에 고참들의 괴롭힘까지 더해져 최악의 부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인간 침대를 하고 나면 며칠을 앓아누울 만큼 힘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