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아파트 보일러실에서 하천가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원앙 가족의 이사 이야기.
상상만 해도 귀염뽀짝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것 같은 해당 사연이 충격적인 결말로 끝났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베란다 보일러실에 보금자리를 튼 천연기념물 원앙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전주의 한 아파트 18층에 거주 중인 제보자는 자신의 집 베란다 보일러실에 원앙이 알을 낳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차갑고 평평한 보일러실 바닥에는 동글동글한 알이 9개나 있었다.
이는 지난 5월 15일 제보자가 처음 발견했으며 17일에 둥지를 만든 것으로 추정됐다. 엄마 원앙은 알을 챙기기 위해 베란다실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새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원앙은 약 28일간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 그런데 이곳의 알들은 예정일이 지나도 부화가 되지 않았다.
전문가가 확인한 결과, 포란 환경이 좋지 않아 이미 4개는 부패했고 5개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은 알들이 안전하게 부화할 가능성은 약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보자와 제작진은 원앙의 모성을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러자 40일 만에 엄마 원앙이 사랑으로 품어온 두 개의 알이 깨졌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기적처럼 태어난 작고 귀여운 아기 원앙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원앙 가족은 새로운 보금자리인 인근 하천가로 이사를 하게 된다.
이에 제작진들은 18층에서 자유낙하해야 하는 아기 원앙들을 위해 바닥에 그물망을 쳐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도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파트를 벗어난 원앙 가족에게는 이제 하천가에서 오손도손 사는 일만 남은 듯 보였다. 원앙 가족은 위험천만 6차선 도로까지 건너며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갔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찾아온 천적 길고양이가 원앙 가족을 위협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아기 원앙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아기 원앙 한 마리가 죽고 만다. 다행히도 나머지 엄마 원앙과 아기 원앙은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충격적인 결말에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 좀 해야 할 듯", "기왕 제작진이 도와준 거 처음부터 이소도 도와주지", "정말 안타깝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