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9급 공무원 국어 시험 본 공시생들이 "미피 불지른다"고 말하게 한 레전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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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불현듯 바닷가재가 먹고 싶다면 당신은 친구에게 "우리 랍스터 먹으러 가자"라고 말할 것이다.


카톡으로든, 전화로든 "로브스터 먹지 않을래?"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너의 패션 콘셉트 좋은데?", "우리 옷 사러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 가지 않을래?"를 말할 때도 콘셉트를 컨셉으로 그리고 아웃렛을 아울렛으로 말한다.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서다.


로브스터(랍스터) 요리 / 사진=인사이트


사진=인사이트


하지만 '시험'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사는 데 지장 없는 외래어 표기법 미준수는 시험에 큰 지장을 준다.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그리고 한국어능력검정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레전드 문제 하나가 있다.


과거 사는 데 지장 없는 외래어 표기법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던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의 뒤통수를 강하게 때렸던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2016년 4월 9일,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 국가공무원 9급 시험 국어 영역 1번 문제는 "외래어 표기가 옳지 않은 것은?"이라는 물음의 문제가 출제됐다.


슈림프(쉬림프) 요리 / 사진=인사이트


이 질문의 보기는 〈1. flash - 플래시〉, 〈2. shrimp - 쉬림프〉, 〈3. presentation - 프레젠테이션〉, 〈4. Newton - 뉴턴〉이었다. 1번 문제는 맞추라고 주는 쉬운 문제라는 속설을 깨버린 문제였다. 아무리 보아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응시생들은 1번과 2번은 정답의 후보에서 제거했다. 1번은 플래시가 맞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제외됐으며, 쉬림프는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에서 너무 많이 써서 제외했다.


국내 대표 브랜드가 틀린 표기법을 사용할 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한 것이다. 대부분 3번 아니면 4번을 골랐다. 근거는 '프리젠테이션' 혹은 '뉴튼'이 맞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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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번과 4번을 선택한 이들은 모두 오답이었다. 정답은 2번 - 쉬림프였기 때문이다.


'shrimp'에서 자음 앞의 [ʃ]는 '슈'로 적고 모음 앞의 [ʃ]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슈'가 맞다.


생각지도 못한 배신을 당했던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미스터 피자에 불을 질러버리겠다", "소비자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는 미스터피자의 메뉴 '쉬림프'를 빨리 '슈림프'로 바꿔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