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온 국민이 대폭발한 전설의 대사관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지난 1998년 10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한 국군 포로 장무환씨의 북한 포로기에 담겼던 대사관과의 통화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 포로로 납북된 장무환 씨. 그는 아오지 탄광을 비롯해 각종 수용소를 거치며 무려 45년간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장씨는 힘겹게 북한을 벗어나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이처럼 차가운 냉대였다.
결국 그는 방송국의 도움으로 탈북에 성공했고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통화 내용이 전파를 타자 전 국민적인 공분이 일어났다. 이에 외교부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화를 냉정하게 끊었던 주중 한국대사관 여직원은 파견된 업무보조원으로 파악된다.
이 사건이 있고 난 뒤 외교부는 국군 포로 송환 문제의 정책과 시스템에 대한 검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납북자 송환 과정 속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했다.
1970년 조업을 하다 북한에 납북된 어부 이재근 씨는 1998년 중국 칭다오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영사관 직원은 "당신 세금 낸 적 있어요? 왜 국가에 부담을 주려고 그래요"라며 면박을 줬다.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이씨는 2년간 중국을 떠돌다 납북자가족 모임 등에 구출돼 2000년 여름 귀국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외국에서도 도움에 필요한 경우 한국 대사관 말고 일본 대사관을 찾아가는 게 낫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마음은 이미 '대사'인 대사관 직원들의 갑질은 오늘날 많이 달라졌을까.
SNS와 포털사이트에 '대사관 갑질'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다. 각국 대사관의 고압적인 태도에 피해를 입은 우리 국민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여전히 곳곳에서 대사관을 향한 민원이 들리고 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정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