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대한제국 마지막 황손에게 매년 세금 7600만원씩 10년동안 지원한 전주시

강경화 외교장관과 이석(79) 황실문화재단 이사장 /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79)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이 전주시로부터 매년 7600만원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황실문화재단에 '황손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 등을 맡기면서 2010년부터 10년간 매년 76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 대부분은 이 이사장의 강의료와 활동비, 재단의 물품 구입비와 홍보비 등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한옥 민박인 '승광재'를 이 이사장에게 제공,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일 7만원, 주말 11만원인 이곳의 숙박료는 재단이 관리한다.


고종 황제 / 아산서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문제는 이 지원이 '전주시 보조금 지원 조례' 등 법적 기반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난이 전주시의원 역시 시의 미흡한 예산 집행에 대해 한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원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정산서 제출 등 관리와 풍부한 콘텐츠 운영을 위한 방안 등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례에 따라 전문가를 지원하듯 '마지막 황손'을 예우하고 콘텐츠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관련 규정을 마련해 인건비나 재단 관리비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의 반응도 엇갈린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계급사회도 아닌데 황손이라고 해서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스1


다만 전주시는 '황손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이 엄연히 문화적 활동인 만큼 '문화예술진흥에 관한 조례'를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된 감사도 무사히 끝낸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 이사장은 역사의 산증인이다. 강연도 성실히 하고 있으니 안 좋게 보시진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아들인 이 이사장은 1979년 미국에 이민을 했다가 1989년 작은 아버지인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李方子) 여사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귀국했다.


전주에 황실문화재단을 세우고 전국을 순회하며 강의를 하는 등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활동에 힘쓰는 한편 매년 전주시에 성금을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