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일을 왜 해요?" 6개월 일하고 4개월 동안 실업급여 받는 '실업급여 중독자' 청년 늘었다

일자리 박람회에 모인 학생들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29세 이하 청년들이 폭증했다.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9세 이하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2만 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9%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몇몇 기업들은 재직 중인 직원의 정리 해고를 진행했고 신규 채용의 문도 대폭 축소했다. 이 같은 실업급여액의 급증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고용한파로 인한 실업급여 수급 인원의 증가와 함께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반복 수령하는 사례도 증가하며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구직중인 청년들 / 사진 = 인사이트


16일 한국경제는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20대 청년 A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달 말까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그만둔 A씨는 "아르바이트를 뭐 하러 1년씩이나 하냐, 7개월 정도만 일하면 나오는 실업 급여가 알바 월급보다 많다"며 "넉 달 실업급여로 살다가 또 알바 자리 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 무렵이면 일자리가 새롭게 생길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일부러 일을 느슨하게 했다고 한다. 점주는 일을 느슨하게 하는 A씨를 해고했다.


A씨는 2018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용노동부의 '연도별 구직급여 반복 수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4월 사이에 실업급여를 수급한 사람 중 직전 3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령한 사람은 2만 942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3년간 6~8개월 일하고 실직한 뒤 4개월간 실업급여를 받는 생활을 해 온 것이다.


실업급여는 수령 횟수에 제한이 없을뿐더러 법정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이 지급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주 4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179만 5,310원이다.


올해 실업 급여의 하한액은 하루에 6만 120원이다. 여기에 30을 곱하면 18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법정 최저 임금을 앞서게 된다.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사람은 굳이 일하지 않아도 4달 동안 수백만 원의 돈을 받을 수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보장제도가 악용되고 있다.


물론 불가피한 사정으로 근무를 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실업급여 제도는 정말 필요한 제도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가 높은 데다가 반복해서 수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악용하는 사람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2만 명이 넘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제도적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