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n번방' 가해 학생 200명 등교 개학해 '학교'로 돌아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중단됐던 초중고생의 등교가 재개된 가운데, 학교로 돌아간 학생 중에는 'n번방', '박사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은 학생 200여 명도 포함됐다.


11일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등교가 재개되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됐던 학생들 상당수가 자신의 학교로 돌아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체에 "아이들 개학이 완료되면서 n번방에 연루된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수사당국으로부터도 연루 학생의 명단을 받지 못해 후속 조치를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당국은 지난 4월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0% 이상이 10대로 밝혀지자 이들에 대한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위해 경찰청에 이들 명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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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입건된 664명 중 10대는 무려 221명(33%)이나 된다.


그런데 명단을 요청한 지 두 달이 넘도록 전국 초중고와 교육당국은 이들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래 친구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학생들이 멀쩡히 돌아와 그 누구의 감시, 관리도 받지 않고 학교를 거닐고 있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경찰 조사 등으로 결석하는 학생이 일부 파악됐겠지만 이미 경찰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자체 파악이 힘들다"며 "현재까지 학교 측으로부터도 관련 내용을 한 건도 보고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학교 내 폭력이 아닌 경우가 많아 이를 학교에 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 등이 노출되지 않고, 단순 유포가 아닌 제작 등을 한 피의자 등을 일정 조건을 붙여 명단을 취합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일선 지방경찰청에 내려보냈다"며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