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최근 화장실 몰카와 골목길 성추행 등 일상적인 장소에서 발생하는 여성 대상 성범죄가 증가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범죄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여성 범죄 전문 현직 형사가 불안에 떠는 여성들을 위해 내놓은 '성폭력 대처법'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지구대 순찰요원, 성범죄 수사전담요원 등을 거치며 10여 년 넘게 여성 범죄 사건들을 맡아 온 이회림 경사는 가해자를 맞닥뜨렸을 때 '능동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해자를 맞닥뜨렸을 때 저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몸이 굳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상황에 매몰되지 말고 도망갈 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경사는 "도망갈 틈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능동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소리 지르기와 깨물기 등 적극적인 저항을 통해 가해자를 위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저항을 위해 평소 유도, 태권도, 합기도 등 무술을 배우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적절한 훈련으로 몸에 각인된 기술은 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 경사는 "가해자를 자극하면 안 되니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하고 상황을 봐서 기회를 노리라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밀폐공간에 납치돼 결박된 채 갇혀 있거나, 끌려온 장소가 어디인지 모를 때처럼 가해자와의 대치가 길어지는 상황에서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조언을 내놓은 형사도 있다. 2017년 ONSTYLE의 '바디액츄얼리'에 출연한 성폭력 수사관인 박하연 강력계 형사는 "가해자 앞에서 소리치고 저항하지 않는 것이 살아올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저항하라는 지침에 너무 얽매여 있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성폭력 대처법은 전문가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각각의 성폭력 대처법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