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대기업 총수'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딱딱하고 근엄하며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는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총수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부수는 파격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활발한 SNS 활동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옆집 형·오빠(?) 같은 느낌을 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몇몇 대기업 총수들은 온라인상에서 권위적인 '회장님' 호칭 대신 애정이 듬뿍 담긴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늘은 파격 행보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기업 총수 3명을 모아봤다.
정용진
유통업계 총수 중 '소통왕'을 꼽자면 단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아닐까.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각종 인증샷을 올리며 활발한 소통을 펼치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가 보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인증샷, 플라워버킷 챌린지 인증샷 등을 찾아볼 수 있다.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란 새로운 별명이 추가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어려움을 겪는 감자, 고구마 농가를 도와 달라는 백 대표의 요청을 받은 정 부회장이 대규모 물량을 매입하는 장면이 한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정 부회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정 부회장이 매입한 감자와 고구마는 이마트와 홈쇼핑 등에서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택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택진이형'이란 애칭으로 유명하다.
'택진이형'이란 애칭은 2017년 출시된 리니지M 광고에 김 대표가 직접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해당 광고를 통해 김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광고 이후 길에서 김 대표를 알아보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고.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2M 출시 때에도 '택진이형'을 활용한 광고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전 직원 특별 유급휴가'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가 최초다.
이에 누리꾼들은 "역시 택진이형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
최태원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별명은 '소통 전도사'다.
평소 최 회장은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임직원과 주주, 사회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실천에 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행복 경영'을 강조해 왔다.
행복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최 회장은 일주일에 두 번씩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년 동안 최 회장이 임직원과 만난 횟수는 총 100회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주 2회, 2시간씩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행복경영에 대한 최 회장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의 소통 행보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7일 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스포츠 경기가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 스포츠단 선수들과 화상 통화를 했다.
다수의 매체들은 그룹 총수가 소속 스포츠단 선수들과 직접 화상 통화를 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란 평가를 내놨다.
이날 최 회장은 "선수들 모두 처음 경험해 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다가간다면 오히려 팬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