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사진 속에서 찌린내(?) 나는 듯한 '이 화장실'에서 소변본 적 있는 남자는 손을 들어주세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현역으로 복무한 예비역이라면 전역 후에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악몽 같은 냄새가 있다.


그것은 바로 유격, 혹한기를 비롯한 각종 훈련 시 무조건 이용해야 했던 '야외화장실'의 고약한 '지린내'다.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고약한 냄새지만 한편으로는 전역 후 이 화장실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운 옛 추억(?)을 회상하는 이들도 있다. 일종의 '추억보정'인 셈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기만 해도 지린내나는 것 같은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2018년 이전 군 생활을 했던 지금의 예비군이라면 사진 속 야외화장실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야외훈련 시 이용하게 되는데 대부분 재래식이고 급수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백화점, 호텔 등의 화장실에서 맡았던 고급스럽고 향긋한 냄새는 기대할 수 없었다.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했으며 여름철에는 벽에 모기가 시커멓게 붙어 있었다. 이곳저곳에 거미줄도 쳐져 있었다.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 화장실이라도 마련돼 있었다면 양반이었다.


때때로 아무것도 없는 야산에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 이용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나무판자 위에 올라가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독한 냄새를 맡는 게 아주 고역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군인들은 그저 코를 틀어막고 '3초' 만에 큰일을 치루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참고 또 참다가 터지기 직전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참고 참다가 변비를 얻는 병사도 있었다. 당연히 손도 제대로 씻지 못한 상황에서 음식을 집어먹다가 배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이런 불행은 사라져가는 추세다. 악취 가득한 구형 화장실을 신형으로 교체한 덕분이다.


2018년부터 국방부는 189억원을 투입해 전국 야외훈련장에 자연발효식 화장실과 트레일러형 이동식 화장실을 각각 770동, 128동 설치했다.


장병들의 훈련 환경 및 복지 개선을 위해 뒤늦게 군이 나선 것이다.


군 창설 이후 반백 년 이상이 지나고 나서야 화장실이 개선됐다는 점이 안타까우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늦게라도 바뀌었으니 다행이다"라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