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탈원전' 직격 맞고 두산 베어스까지 '매각'하게 생긴 두산그룹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국내 프로 야구의 터줏대감인 두산 베어스가 두산그룹의 품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두산에 베어스의 매각을 요구하면서다. 다만 두산은 아직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최근 두산과 야구단의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다만 매각 여부나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미 두산은 여러 차례 가능한 모든 재산을 유동화하거나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채권단은 두산에 사옥인 두산타워와 자회사인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을 요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두산이 지분 100%를 가진 베어스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베어스가 갖는 상징성과 의미가 상당하고, 몸값을 추정하기도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두산 역시 매각에 부정적이다. 베어스가 브랜드 가치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하고, 운영비의 몇 배를 뛰어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두산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는 물론 그룹의 뿌리 기업인 OB맥주를 판매하면서도 야구단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팬층이 두꺼운 데다 구성원의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고도 했다.


두산 베어스


실제로 베어스는 국내 프로야구단 가운데 드물게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7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이었다. 우승을 했던 2018년에도 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은 티켓 판매 등 사업에서 나왔다. 지난해 매출에서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는 28%로, 모든 구단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채권단 측은 "일단 두산베어스보다 다른 핵심 자산 매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야구단에 대한 두산의 애착이 강한 점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 안팎에선 두산의 자금 조달 계획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느냐에 두산베어스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