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학교 가기 싫어서 등교 반대하는 게 아니에요", "같이 사는 우리 할머니가 걱정돼서 그래요"
서울, 인천 등지에서 이태원 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의 불길이 아직 확실히 잡히지 않은 가운데 당장 내일(20일)부터 등교 개학이 시작된다.
등교 개학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오자 고3 학생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온라인을 뒤덮기 시작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 고3이 등교를 불안해하는 이유라는 글이 게재돼 학생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자신을 고3이라 밝힌 A씨는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되는 건 사실 그렇게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가장 무서운 건 집에다가 코로나를 옮기는 것이다"며 "만약 가족들이 나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된다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만약 내가 옮긴 코로나로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혹시 부모님 직장의 다른 사람에게까지 옮게 된다면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짧은 사연에는 고3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많은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 B씨는 "부모님이 식당을 하셔서 내가 코로나를 옮기게 된다면 집안이 폭삭 망할지도 모른다"고 한탄했다.
코로나 사망자가 70대에 쏠려있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는 누리꾼 C씨는 "할머니와 같이 살아서 등교 개학이 더 걱정된다"고 전했다.
C씨의 말에 많은 누리꾼들은 "나도 갓난아기와 살고 있다", "우리 엄마는 기저질환이 있다"며 자신들도 등교 개학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표현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우려와 별개로 등교 개학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날 방역당국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고3 등교수업 후 확진자가 나올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이날 "고3의 등교 개학을 무작정 미룰 수 없다"며 "국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코로나19 종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번은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라며 "교육부가 오늘부터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해 24시간 실시간 대응을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