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어릴 때 왕따당한 경험 있으면 쉽게 살찌고 성인병 걸릴 확률 높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어린 시절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이들은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됐을 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2배가량 높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앵글뉴스에는 유년 시절 학대와 건강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서 지난 1995년부터 2018년 사이의 익명의 의료기록 백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80,657명이 유년 시절 가정과 학교 등 주변 환경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불어 미국 심장 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성인의 아동학대 경험 여부와 건강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이들의 두 배였다. 또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확률은 71%, 고혈압의 위험은 4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신체적 혹은 정신적 학대에 노출될 경우 영양실조, 심리적 외상과 같은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면역체계의 발달, 신진대사 및 신체의 호르몬 및 신경계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다른 대사질환인 비만에 의한 발생위험이 가장 높은 대사질환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남녀 모두에게 신체 비만 지수가 증가할수록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을 비롯해 비만한 성인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6배가량 높다.


연구를 진행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헤르미나 야쿠포비치(Hermina Jakupovic) 교수는 "비만이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위험은 다른 위험요인보다 상당히 크다"라고 전했다.이에 "제2형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는 체중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이번 연구 결과는 아동학대의 경험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와 함께 성인이 된 이후로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더불어 가정 폭력이나 또래 내 따돌림 같은 아동학대가 근절돼야 함은 물론 학대의 경험이 있는 이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개선을 위해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