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10대 딸이 키스하는 영상 보고 쪽팔린다며 총으로 쏴 죽인 친아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친척들에게 불명예를 가져다줬다는 이유로 10대 소녀 두명이 가족들로 인해 일명 '명예살인'을 당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공영방송사 'BBC'는 파키스탄 소녀 두 명이 가족들로부터 살인을 당한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서부 와지리스탄에 사는 18세, 16세 두 소녀가 각각 자신의 아버지와 남동생에 의해 총을 맞고 숨졌다.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은 즉시 총을 쏜 두 남성을 체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는 '명예 살인'에 대한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딸과 누나가 찍힌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뒤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는 죽은 두 소녀가 한 남성과 키스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가해자들은 소녀들이 찍힌 이 영상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명예 살인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인도, 방글라데시 등 서아시아 및 아프리카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에 반하는 행동에 대해 그 구성원을 살해하는 '명예 살인'이라는 악습이 존재한다.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는 '명예 살인'에 대한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이런 악습으로 매년 1,000여 명의 여성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켰지만, 이후에도 관련 사건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국제인권감시기구 휴먼 라이츠 워치는 "여성들도 자신의 가족 내 다른 여성에 대한 명예살인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은 '남성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여성 인권 침해는 어디에서도 존재해서는 안 될 행위"라며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근절하는 데 동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