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동현 기자 =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먹고 있는 음식 중에는 사실 누군가의 실수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지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지만 만약 어떤 한 사람의 실수가 없었더라면 평생 그 맛을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유명한 명언이 있듯이 잦은 실패를 겪으며 성장해나가는 것이 우리 인간이고, 실수 속에서 교훈을 얻어 뜻밖의 성공을 쟁취한 사례도 무수히 많다.
이렇듯 누군가의 고마운(?) 실수로 인해 탄생했지만 지금은 '짱맛'이라 불리며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1. 아이스바
여름철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줘 남녀노소 사랑받는 국민 간식 아이스바. 사실 아이스바는 한 꼬마 소년의 '건망증' 때문에 탄생한 음식이다.
1905년 겨울, 당시 11살이었던 프랭크 에퍼슨(Frank Epperson)은 집에서 음료를 만들기 위해 소다를 탄 물을 젓고 있었다. 프랭크는 잠시 볼일을 보기 위해 만들던 음료를 뒷문 밖에 뒀는데 그대로 깜빡 잊고 잠이 들어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추운 날씨 때문에 음료가 꽁꽁 얼어 있었고, 프랭크가 젓던 막대기를 잡아당기자 얼음이 된 음료가 함께 딸려 나왔다.
이날 탄생한 막대 달린 얼음과자는 지금의 아이스바의 시조가 됐다.
2. 시리얼
시리얼은 켈로그사의 창업주인 켈로그 형제가 우연히 만들어낸 음식이다.
19세기경 존 켈로그는 당시 채식 생활을 지향하는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었고 동생인 윌 켈로그는 요양원에서 매니저로 근무했다.
어느 날 형제는 노인들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25인분의 밀반죽을 만들다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시간이 지난 후 형제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밀반죽을 발견했다.
그냥 버리기가 아까웠던 형제는 이를 롤러에 넣고 돌렸는데 딱딱한 밀반죽이 조각되어 쏟아져 나왔다. 여기서 번뜩 아이디어 떠오른 형제는 조각을 불에 구워 아침 식사로 내놓았고, 이게 의외로 노인들에게 인기가 좋아 오늘날에 시리얼이 만들어졌다.
3. 브라우니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브라우니 역시 누군가의 실수로 탄생한 짱맛 간식이다.
미국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던 여성이 실수로 베이킹파우더를 깜빡해 실패작이 만들어졌다.
여성은 버리기엔 아까워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케이크와는 또 다른 독특한 식감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날 만들어진 초콜릿 케이크의 실패작이 많은 개선을 이뤄 지금의 브라우니가 됐다.
4. 감자 칩
어느 날 요리사 조지 크럼이 운영하던 식당에 한 손님이 찾아왔는데 그는 두꺼운 감자튀김을 얇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조지는 손님에 요청에 따라 계속해서 감자튀김을 얇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손님은 "아직도 두껍다"며 더욱더 얇게 만들어 달라 요구했고, 이내 조지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찾아왔다.
조지는 무리한 부탁을 하는 손님을 골탕 먹이기 위해 포크로 찍을 수 없을 정도로 감자를 얇게 썰어 튀겨 주었다.
그런데 손님은 오히려 그의 요리에 크게 만족했고, 이후 조지는 해당 요리를 사라토가 칩(Saratoga chips)이라고 부르며 정식으로 식당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5. 쫄면
매콤 새콤한 맛이 일품인 쫄면은 한 한국인의 실수로 탄생한 음식이다.
1970년대 인천 중구 경동에 위치한 제면 공장에서 냉면 면발을 뽑아내던 직원이 사출기 구멍을 잘못 맞춰 굵은 면발이 나오고 말았다.
그냥 버리기 아까웠던 직원들은 면발을 근처 분식집에 갖다줬고, 이를 분식집에서 고추장 양념에 비벼 팔던 것이 쫄면의 유래다.
6. 대패삼겹살
대패 삼겹살은 글로벌 외식기업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개발해낸 음식이다.
지금은 예능인으로서도 유명한 백종원 대표는 지난 2013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자신이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고기를 직접 썰기 위해 기계를 사러 갔지만 실수로 햄 써는 기계를 사고 말았다. 기껏 산 기계를 버리기 아까웠던 그는 그대로 고기를 썰었다.
그러자 고기가 아주 얇게 썰려져 나왔는데, 이를 본 사람이 "이게 무슨 삼겹살이냐, 대팻밥 같다"라고 해서 대패 삼겹살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