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북한서 '마취' 없이 척추뼈 3개 절단 수술한 탈북 여성의 증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날보러와요'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북한 의료계는 남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과 시설 등이 처참하다고 알려져 있다.


평양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의료 시설, 장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감수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해서도 분명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는 실제 북한에 있을 당시 한 지방 병원에서 충격적인 수술을 받았다는 탈북 여성의 사연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26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는 탈북민 윤설미 씨가 출연해 북한의 처참한 의료 실상을 증언했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윤씨는 과거 북한에 살던 때 마취약도 없이 척추뼈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윤씨에 따르면 그는 노동을 하던 중 꼬리뼈 부분을 크게 다쳤다. 이에 병원을 찾은 윤씨는 의사에게 "수술을 안 하면 다른 뼈도 썩는다"며 수술을 권유 받았다.


해당 병원은 도 소재 병원으로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대형 병원이었다. 그런데도 이 병원의 의료 환경은 매우 '비인간적'이고 낙후돼 있었다.


그곳 의료진은 윤씨에게 마취제도 투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의자에 앉히고 꼬리뼈를 절단했다. 


마취약도 부족할뿐더러, 꼬리뼈를 절단하기 위해서는 끌과 망치를 써야 하는데 전신마취를 할 경우 자세가 흐트러진다는 게 이유였다.


격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윤씨를 간호사 6명이 달려와 양옆에서 붙잡았고, 정신이 혼미해진 그에게 마취제 대신 독한 캠퍼주사를 투여했다. 캠퍼주사는 혈압을 높이고 호흡을 돕는 일종의 각성제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윤씨는 아직도 당시의 고통을 잊지 못한다고 회상했다.


윤씨의 증언은 다수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이보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 같은 일이 북한 내에서는 매우 흔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화여대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는 "북한은 수술해야 하는 환자에게 몸무게에 맞춰 마취약을 주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마취약이 부족하기에 병원에서는 환자가 마취될 정도만큼만 마취약을 투약한다. 이 때문에 수술 중에 환자가 각성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게 북한에서 병원다운 병원이라는 곳의 현실이다"라며 북한 의학계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