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최근 군(軍)은 일부 안전지역에 한해 병사들의 외출을 단계적으로 허용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둔화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서 병사들의 막힌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이에 국민들은 장병들에게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며 격려했지만, 정작 군인들은 이번 '외출 허용' 조치에 제한이 많아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28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군의 외출 조치가 병사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게시됐다.
사연을 게재한 A씨는 언론에는 장병들의 외출이 허용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보여주기식 조처라며 현 상황이 매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저희(장병)는 개, 돼지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긴장 완화에 따른 장병의 외출 제한이 풀렸으나 외출 허용 조건이 있다"라고 말했다.
글에서 언급된 허용 조건은 외출 시 친구, 지인, 가족을 대면해서는 안 되며 PC방, 노래방, 영화관 등 사람이 밀집한 곳은 출입할 수 없다. 또 혼자가 아닌, 조를 이뤄서 보고 후 외출해야 한다.
A씨는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4시간인데, 이동 시간만 왕복 40분이 걸린다"며 "즐겁게 놀 수만 있다면 괜찮지만, 시내에서는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부들은) 사람이 운집한 곳에서 사진이라도 찍히는 날엔 평소보다 더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덧붙였다.
즉 외출은 허용이 됐으나 허용된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할뿐더러 이용 가능한 장소도 매우 한정적이어서 이번 외출 조치가 장병들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는 뜻이다.
A씨는 "병사들은 국민에게 보여주고 칭찬받기 위한 장난감 같다"라며 "이로 인해 병사들의 불신이 더욱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특히 현역 복무를 하는 누리꾼들은 A씨의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시민들도 "장병들의 외출 제한 조치가 이런 상황일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며 "장병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 내용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군의 외출 허용이 보여주기식 조처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항에 대해 육군은 사실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육군은 인사이트에 "장병들의 외출 허용 시간이 4시간인 것은 사실이지만, 글에 언급된 지시 사항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면회 제한 및 PC방 출입 제한은 전혀 내린 바 없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