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가장 아름다워야 할 학창 시절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폭력의 기억은 십수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되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아 평생을 괴롭힌다.
더 늦기 전에 학교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살까지 찌운 남성의 이야기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싸움은 체급이 전부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고등학교 입학식 첫날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중학교 3년 내내 A씨를 괴롭히던 일진과 고등학교에 와서도 같은 반이 됐기 때문이다.
평소 내성적이고 왜소했던 A씨에게 일진은 늘 두려웠던 존재였다. '무에타이'를 배웠는데 새로운 기술을 배운 다음 날이면 A씨에게 써먹곤 했다.
친구도 많고 운동도 잘하던 그 앞에서 A씨는 늘 작아졌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 생각해 덤비지도 못하고 맞기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고등학교에 와서도 일진의 폭력은 시작됐다. 툭툭 건들기부터 친구를 데려와 같이 때리기까지, 고통스러운 하루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A씨는 '더 이상 맞고 산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살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왜소했던 그는 매일같이 햄버거 세트를 먹으며 체중을 증량 시켜, 개학 날엔 175cm에 93kg의 거구가 됐다. 그런데도 일진은 평소처럼 A씨에게 도발을 해 왔다.
참지 못한 A씨는 반격을 시작했다. 그의 묵직한 발차기에 일진은 픽 하고 쓰러졌다. A씨는 '와 내가 이런 애한테 왜 당하고 살았지'라는 마음에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일진은 기절하고 말았다.
그 결과 일진은 병원에 입원했고 A씨는 징계위원회를 통해 정학에 당했다고 한다. A씨는 싸움은 체급이 전부라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햄버거를 먹으라고 누리꾼들에게 조언했다.
누리꾼 대부분은 A씨의 선택을 존중했다. 이들은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학교폭력은 근절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누군가는 A씨의 폭행이 과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3년 내내 괴롭혔던 일진은 '미러링'을 통해 당해봐야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