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때리고 성폭행까지 했던 의대생이 여전히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인 윤리 의식이 모자란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실습 등에 참여하고 있어 누리꾼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지난 1월 전북의 모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24) 씨는 강간과 상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8년 9월 여자친구의 원룸에서 B씨를 추행하다 "그만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는 말에 격분해 B씨를 여러 차례 때리고 목을 졸랐다. 이어 B씨를 성폭행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해 5월 술에 취한 상태로 BMW를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A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그러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학교 측은 A씨에 대해 아무런 징계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관계자는 "교직원의 경우 수사 개시 통보가 학교로 들어오지만, 학생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은 학교에 따로 통보되지 않는다"며 "또 피해자가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인권센터 등에 제보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A씨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징계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만약 A씨가 최고 단계 징계를 받게 된다면 제적을 당할 확률도 높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2013년에 고려대는 여학생 10여 명을 성폭행·성추행한 의대생에 대해 퇴학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고대 의대생은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퇴학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