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코로나19 환자 살리기 위한 '저가 인공호흡기' 개발해 미국서 영웅된 한국인 의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현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다. 


환자들의 급격한 증가는 의료 장비의 부족을 야기했다. 가장 심각한 건 인공호흡기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물자법을 동원해 인공호흡기 생산을 명령했지만 한 달에 1만 개 생산도 어렵다. 현재 미국에 필요한 인공호흡기는 약 14만 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계 미국인 권혁재 씨가 MIT(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MIT 인공호흡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중앙일보는 3천만 원대를 넘는 인공호흡기의 부품단가를 줄여 약 61만 원 선에서 제작할 수 있게 만드는 'MIT 인공호흡기 프로젝트'에 권 씨가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혁재 씨 / MIT Technology Review


이에 따르면 권 씨는 MIT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통증 의학과 펠로우십을 끝낸 수재다. 


그가 현재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뉴욕 웨스트체스터 메디컬 센터는 미국 코로나19의 최전선이다.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 응한 권 씨는 "FDA 긴급 승인을 받았다"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어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권 씨에 따르면 프로젝트에는 MIT 공학자 17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권 씨를 포함해 모두가 자원봉사로 임하고 있다. 


권혁재 씨 / Harvard Innovation Labs


그는 여기서 임상 시험에 필요한 조건들을 만족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개발하는 장치를 실험하고 수정사항을 연구원들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권 씨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학부 때 기억을 떠올린 그는 "MIT 응급구조대에서 3교대로 봉사활동을 했었다. 3년간 매주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응급 구조요원으로 일했다. 이 활동이 의사가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권 씨는 현재 개발 중인 인공호흡기에 대해 몇천만 원짜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호흡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암부 백(Ambu Bag)을 손으로 눌러 호흡을 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되는 호흡기는 이러한 의사의 역할을 대신해 환자를 돕는다. 


이어 뉴욕의 심각성을 전한 그는 "이런 힘든 상황에 빨리 인공호흡기를 만들어 좀 더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