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일반보병이 '포병'과 비교가 되냐?" 전역 후 '포병부심' 부리며 막말하는 예비군 친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신사의품격'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예비군 훈련이 끝나던 날,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가 이어졌다. A씨는 오랜 친구와 추억에 잠겼다.


"훈련받을 때 정말 힘들었는데... 너희도 훈련할 때 우리랑 비슷하지 않냐?" A씨는 친구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때 친구는 정색을 하며 A씨의 질문에 선을 그었다. 


"육군이라고 다 같은 줄 아냐? 포병은 일반 보병하고 달라. 포병은 일반 보병하고 비슷한 게 거의 없어"


당황한 A씨는 "무슨 소리야? 너나 나나 복무 기간도 같고 사단도 같은데"라며 맞받아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친구는 계속 포병과 육군 보병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포병이 '공군'처럼 복무 기간이 길거나 GP· GOP처럼 환경이 열악하거나 하면 이해하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언성을 높이며 싸움을 이어갈 때까지 친구가 주장한 내용은 단 한가지다. "우리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때문에 달라. 나는 육군이 싫은 게 아니라 포병과 동일시 하는 게 싫은 거야"


'육군에 포함된 하나의 보직일 뿐인데 이렇게 날을 세워가며 우겨야 할까'라는 생각에 B씨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A씨는 결국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니까, 우리 그냥 그렇게 결론내고 그만 이야기하자"라고 말했다. 친구가 이후에도 하는 말은 그냥 듣고 흘렸다. 


위 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가 올린 사연을 각색한 것이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A씨 사연은 주변 포병 친구와 싸웠던 일반 보병 출신 예비군들의 공감을 샀다. 반대로 포병 출신 누리꾼들은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다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포병은 기본적으로 다루는 것들이 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며 "훈련 상황에 들어가면 40~50kg의 포탄을 100개 이상 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소총수와 같냐"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누리꾼은 "중량이 많이 나가는 무기를 다룬다는 이유로 포병을 육군과 나누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즉 육군에는 보병, 기갑, 공병, 포병 등 각자 맡은 바 임무가 있는 것인데 이를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군대는 훈련 그 자체보다 '사람'과 '자유 박탈'이 힘든 것이기 때문에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예비역들 모두 복무 기간 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훌륭한 인원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긁어 부스럼' 일으키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