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우리 너무 힘들어..."
전화기 너머 흐느끼는 동료의 목소리에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두고 병원으로 복귀한 간호사 엄마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KBS는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웨스트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트레이시 권씨와의 화상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1월에 딸 다솜이를 낳고 산후 휴가를 보내고 있던 권씨는 동료 간호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동료들은 울먹이며 한계에 다다른 병원 상황을 전했다.
동료들이 보호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코로나19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권씨는 산후 휴가를 중단하고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안 된 아이를 두고 병원에 복귀한 권씨는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치지 않았다면 5~6개월간 산후 휴가를 쓰며 아이와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권씨가 근무하는 병원의 로비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임시 수용소로 바뀐 상태다.
권씨는 "중환자실 의료진들은 쉴 틈도 없이 일하고 있다"며 "병실에서 환자를 보는 시간이 많을수록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져 한 번 들어갔을 때 여러 가지 치료를 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충분한 보호 장비를 지급받지 못해 감염에 노출된 채 불안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진 연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권 씨는 보호 장비 지급을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권씨는 "우리는 희생을 하려는 게 아니고 해결하고 변화를 일으키려 한다"라며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리고 현실을 부인하는 이들에게 맞서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0만 2,208명이며 사망자는 1만 83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