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야 요즘 군대가 군대냐. 너 꿀 빨다 온 거 아니야?"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다. 일부 예비역들은 입대 날짜가 몇 개월 차이도 안 나는데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뱉곤 한다.
심지어 군인들끼리 하는 말을 주워들은 미필자들까지 '꿀 빤다'는 말을 사용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에게 '꿀 빤다'는 말은 큰 상처가 되고는 한다. 누군가는 장난으로 뱉은 말이지만 듣는 이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어서다.
이런 대화를 반복해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누리꾼이 입을 열었다.
지난 12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군인에게 꿀 빤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게시됐다.
글 게시자 A씨는 군인·예비역들이 "꿀 빤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해 민간인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것 같은데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A씨는 "꿀 빤다"는 말은 군인에게 주어진 자유의 제한 등 모든 상황이 짜증 나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한 상황에서 지금 하는 '훈련·작업'이 이전보다 조금 수월할 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일 때 쓰는 말일뿐, 기준을 절대적인 상황으로 잡고 쓰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근데 이런 부분을 모르는 사람들이 '꿀'이라고 하면 (사실은 꿀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는 다소 귀찮고 사이도 틀어지기 싫어서 '개꿀임 ㅋㅋ'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아주 큰 잘못이다. 그런 말 절대 쓰지 마라. 이런 것은 아니다"라며 "군인들끼리 꿀 빤다는 말을 쓰니깐 진짜 행복하게 지내는 줄 아는 사람이 있어 글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즉 군인들이 꿀이라고 하는 얘기는 어디까지나 '덜 힘든 상황'일 뿐 '안 힘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게시글은 많은 군인·예비역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미필자들의 '꿀 빤다'는 말에 여간 스트레스를 받은 게 아니라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간지러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다" 등 환호를 보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군 장병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있다면 '꿀 빤다'와 같은 표현의 사용하기보다 응원과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