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마스크 대란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마련한 '마스크 5부제'가 시행 중이다.
마스크 5부제는 모든 시민이 공평하게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개입해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제도다.
판매 가격은 1,500원. 시중에서 3~4천 원 선에 판매되는 KF 마스크에 비해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그러나 저렴하다고 여겼던 천 원 돈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손이 떨릴 만큼 부담스러운 값이었다.
모두에게 구매 기회는 공평했을지 몰라도 그 가격만큼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이다. 일회용 마스크 두 장이 전깃줄에 나란히 걸려있다.
빨래집게로 집어 놓은 걸로 보아 재사용하기 위해 빨아서 널어놓은 듯하다.
작성자 A씨는 사진 속 장소는 폐지 줍는 이웃 할머니가 사는 집으로 그 길을 우연히 지나다 마스크를 널어놓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할머니가 형편이 어려워 일회용 마스크를 계속 돌려가며 쓰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코로나19가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지만 하루 생계조차 위태로운 이들에겐 어쩌면 당연해야 할 바이러스 예방은 사치였던 것이다.
공적 마스크라는 이름에 무색하게 정작 그 복지를 누려야 할 이들은 소외된 현실. 비단 사진 속의 풍경이 다가 아닐테다.
실제로 취약계층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일터에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마스크나 손 세정제 등 제대로 된 예방법을 지키기 힘들다고 한다.
생존의 문턱 앞에 선 이들에겐 제아무리 펼쳐놓고 팔아도 그림의 떡인 셈이다.
물론 각 지자체 차원에서 취약한 계층에 마스크를 전달하는 등 무상 지원을 하고 있으나, 그 기준과 지침 등이 모호해 혜택이 간헐적으로 닿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KF 마스크에 이어 면 마스크도 공적으로 유통하기로 했다. 가격은 2천 5백 원에서 최대 4천 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