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간호사가 잇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 부족한 인력·장비와 함께 피로 누적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7일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잇따라 감염되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며 "높은 피로도가 감염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기관 내에 적정한 인력의 간호사를 배치하고 안전하고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촉구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4일과 5일 각각 1명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에 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의 간호사가 먼저 확진을 받았다.
이튿날엔 의정부의 성모병원, 마산의료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협회는 간호사의 잇단 감염과 관련해 감염병 전문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을 상대로 원인을 파악했다. 그 결과 고강도 노동에 따른 피로도와 집중력의 저하 등이 꼽혔다.
실제로 경북의 한 감염병 전문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에 집중력이 떨어져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도 잊은 채 격리병동에 들어갈 뻔했다"고 털어놨다.
마산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도 "격리병동에 투입돼 한 달 넘게 근무하면서 몸이 파김치가 됐었다"며 "이 상태가 이어지면 감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든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감염을 막을 장비가 부족한 탓도 있다. 체온계, 혈압계, 전동식호흡장치(PAPR) 모두 개수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말(침방울)이 얼굴에 튀지 않도록 막는 페이스 실드와 레벨 D 방호복도 부족해 소독을 거쳐 여러 명이 돌려쓰는 등 재사용하는 실정이다.
열악한 휴게 공간 역시 감염 위험을 높이고 있다. 많은 수의 간호사가 세탁기가 따로 구비되지 않은 장례식장에서 '손빨래'를 하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연일 강행군에 간호사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심지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정 간호사 수 배치,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