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훔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숨지게 한 10대 청소년들이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으로 확인돼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31일 대전 동부경찰서는 차량을 훔쳐 운전하던 중 오토바이를 치고 도주한 A(13)군 등 8명 일행을 잡았다고 밝혔다.

A군은 차량을 훔쳐 서울에서부터 대전까지 운전했고 경찰이 접근하자 피하려다 오토바이로 배달 중이던 아르바이트생을 쳐 숨지게 했다. 하지만 이 소년의 나이가 불과 13살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군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

촉법소년이란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형사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9일 대전시 동구의 한 도로에 설치된 CCTV에 찍히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경찰이 따라붙자 차량을 몰던 A군은 달아나던 중 동구 성남네거리에서 신호를 위반해 B씨가 몰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사망한 B씨는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던 20살 새내기 대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A군은 훔친 차량을 무면허 운전해 사람을 숨지게 했음에도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라 현행법상 형사 처벌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A군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구속되지 않고 법무부 산하 대전소년분류심사원으로 넘겨졌다. 같이 도주한 C(13)군 만이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고있을 뿐 나머지 6명은 부모에게 인계됐다.

이번 사건으로 촉법소년의 정의가 알려지면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 및 촉법소년이 법의 보호를 낮은 형량을 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텔레그램 '박사방'을 표방한 '태평양 원정대'의 운영자가 16살이라는 점에서 소년법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범죄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추고 소년법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