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n번방' 이용자로 낙인 찍혀 목숨 끊으려 했다는 경희대생의 호소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일명 'n번방' 사건이 사회적 화두로 자리 잡자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메신저 플랫폼을 순수한 목적으로 사용했던 기존 이용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신체가 노출된 음란·성 착취 동영상이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을 통해 주로 유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까닭이다.


이 가운데 경희대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이 학교 여자 동기의 음해 때문에 'n번방 관전자'로 낙힌 찍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잘못된 소문이 학교에 퍼져 휴학을 결심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Facebook '경희대학교 대나무숲'


작성자 A씨는 "얼마 전 같은 과 여자 동기로부터 텔레그램 연락처 친구 추가에 제가 떴다며 n번방 아니냐고 추궁하는 카톡을 받았다"며 "실제 텔레그램에 가입한 건 맞지만 n번방이 아니라 주식 토론방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맹세코 어떤 인물을 대상으로 음담패설을 한 적은 없으며 n번방은 정체조차 몰랐다.


하지만 여자 동기의 의심은 계속됐다. 급기야 여자 동기는 A씨가 n번방 가입자라는 루머를 퍼뜨렸다. 학과 동기는 물론 선후배에게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린 것이다.  


이후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결국 과 전체에 이 같은 소문이 퍼져 A씨는 졸지에 범죄자로 낙인찍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태가 걷잡을 수없이 커지자 A씨는 결국 부모님과 상의 끝에 휴학을 결정했다. 거짓 소문을 퍼뜨린 여자 동기에게는 '법적 조치'를 가할 것이라 예고했다.


A씨는 "억울하게 가해자로 지목되니 무고를 당하는 사람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십분 이해가 된다"고 말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세상을 등지려 했다고 암시했다. 


A씨의 사연처럼 최근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의심, 무고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사례가 연일 들려오고 있다.


이들은 단지 텔레그램 가입 '이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추악한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로 의심받고 있는 처지가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듯 무고한 피해 사례가 등장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n번방 가입자들의 정체를 모두 파악해 아예 신상을 공개하면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