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시 2시간 만에 사채업자 너굴 아저씨에게 빚을 모두 갚은 사람부터 '무트코인' 투자에 성공해 떼돈을 벌게 된 사람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힐링 게임이 아닌 그저 '빚 갚기' 게임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힐링을 한 청년도 있었다. 오랜 시간 그리워하던 엄마와 게임에서라도 대화를 나누게 된 아들의 이야기다.
지난 21일 트위치 스트리머 '최텐도'는 라이브 방송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플레이했다.
이날 최텐도는 박물관을 짓기 위해 무인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미션을 수행했다.
그러던 중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보내는 사람 이름에 쓰여 있는 두 글자 '엄마'.
이를 본 최텐도는 한참을 클릭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긴 고민 끝에 클릭한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지금쯤이면 무인도에 무사히 도착했겠지? 걱정되는 마음에 선물을 함께 보낸다. 먹어도 되고 심어도 된단다. 엄마가"
편지를 읽은 최텐도는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했다.
최텐도는 "어머니가 암 투병을 하다가 3년 전쯤에 돌아가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핸드폰을 해지시키면 엄마와 더이상 연락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1년 반이 넘도록 정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늘 그리워하며 마음속으로 편지 수백 통을 보냈을 아들 최텐도.
닌텐도에서나마 어머니에게 답장을 받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닌텐도 속 엄마가 편지와 보낸 선물은 오렌지였다.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최텐도는 이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그는 집을 둘러싸며 오렌지나무를 심었다. 엄마가 아들을 꼭 안아주듯 최텐도의 집 주변에는 오렌지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