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들을 돌봐야 한다며 100살까지 살고 싶다는 90세 할머니가 있다.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1 '동행'은 제251화 '구순 할매의 꿈' 특집으로 그려진다.
이날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줄 사연의 주인공은 충청남도 청양군에 살고 있는 있는 정순구 할머니다.
할머니는 하루하루가 힘에 부칠 법한 나이지만 오늘도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귀하디 귀한 외아들을 늦게나마 장가보내고 이제 어미로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2년 전, 며느리가 갑자기 집을 나간 후 6살, 9살, 10살 손주들을 품에 안았다.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손주 셋을 키우는 일이 자식 키울 때보다 곱절은 힘에 부치지만, 할머니는 손주들이 제 앞가림 할 때까지 만이라도 지켜주고 싶다.
할머니는 아흔한 살의 나이가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요즘 자꾸 더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한다.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지만 100살까지 살아 손주를 보살피고 싶은 것이다.
할머니는 엄마 없이 자라야 할 손주가 안쓰럽고, 자기가 죽은 후 혼자 아이들을 키울 아들이 가엾기만 하다.
안 아픈 곳 없는 할머니에게 그나마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건 귀한 손주들, 삼 남매의 웃음소리다.
아침마다 목욕시키고 밥해 먹이고, 울며 보채는 손주들을 보살피는 일이 고될 법 하지만, 할머니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신이 난다고 말한다.
몸 져 누워 아들을 고생시키지 않고 손주들을 돌봐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손주들은 이따금씩 할머니와 아빠만 있으면 괜찮다며 효도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손주가 그 누구보다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 울컥하곤 한다.
모든 것을 아들과 손주에게 주고 있음에도 늘 부족하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희생 어린 모습은 오는 28일 오후 6시 KBS1 '동행'에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