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n번방 사건의 가해자 조주빈의 범행 수법이 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경찰은 그의 수법을 "획기적이고 엽기적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조씨의 범행 수법이 한때 수많은 미성년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자살 게임 '흰긴수염고래 게임'과 유사하다는 지인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24일 중앙일보는 2016년 강원도 양구군의 육군 보병부대에서 조씨와 함께 군생활을 했다는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다뤘다.
여기서 A씨는 조주빈의 범행 수법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에서 유행한 '흰긴수염고래 게임'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러시아에서만 최소 130여 명의 청소년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자살 게임이다.
게임은 50일간 50개의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대부분 처음 게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빠져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심리적 압박을 통해 다음 미션을 계속 진행하게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참가자의 신변은 물론 가족의 안위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결국 참가자들은 관리자가 시키는 대로 각종 해로운 미션들을 모두 해결한 뒤 인증샷을 찍어 보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미션을 달성하는 순간 최종적으로 '자살'을 선택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조씨의 범행 수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그의 말에 속아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조씨가 신상 정보를 다 궤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성착취 영상이 외부로 유출될까, 가족들이 해를 입지 않을까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그렇게 피해자들은 조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가 시키는 음란행위를 하다가 삶이 파괴된다.
조씨의 범행과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SNS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SNS는 현대인의 삶에 깊게 관여하고 있으면서 편리함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CBS 라디오 '김현정에 뉴스쇼'의 인터뷰에 응한 강원지방경찰청 전형진 사이버수사대장은 "경찰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접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을 몰랐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박사방을 비롯한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에서는 여성들에게 칼로 자해 행위를 시키고 변기물을 마시게 하는 등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영상들이 유포됐다.
경찰은 현재 n번방에 가담한 관계자 전부를 검거하기 위해 텔레그램 본사와 협의를 통해 사건을 수사 중에 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민갑룡 경찰총장의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관계자를 엄벌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만큼 사건의 수사에는 탄력이 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