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아동 성 착취물을 찍고 텔레그램에 유포해 부당이득을 취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 규모가 밝혀졌다.

20일 오전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74명이며 피의자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3000만 원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 '박사'로 추정되는 20대 남성 조모 씨를 비롯해 또 다른 관련 피의자 14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동음란물제작)·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개인정보보호법(개인정보 제공)·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조씨는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이 만들어진 이후 여러 대화방들이 만들어지자 연장선상에서 '박사방'을 만들었다.

지난해 9월쯤 박사방을 만들고 본인의 대화명을 '박사'로 변경한 조씨다.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조씨는 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에 '스폰 알바 모집'과 같은 글을 올려 피해자들을 끌어들였다.

이후 얼굴까지 공개되는 나체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한 후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며 착취한 영상물을 다수에게 판매해 억대의 범죄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 16명도 포함됐다.

경찰에 의하면 조씨는 텔레그램 유료 대화방 입장료를 받고도 총기와 마약 판매 등을 미끼로 금원을 편취하며 입장을 시켜주지 않는 사기 행각을 펼치기도 했다.

경찰은 "수십차례 압수수색하고 CCTV를 분석했으며 국제공조수사, 가상화폐 추적 등 수사기법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여성들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씨가 소지한 피해 여성 영상 원본을 확보해 폐기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포토라인에 세울 것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20일 오후 2시 45분 기준 현재까지 참여 인원은 35만 명에 육박했으며 청원은 오는 4월 17일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