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이별하고 떠나간 연인에 대해 후회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옆에 있을 때는 잊어버렸다가 꼭 없어져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는 바보.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여기 여자친구를 떠나보내고 후회하며 가슴 아파하는 한 남성이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연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작성자 A씨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네 살 어린 여자친구와 2년째 연애하다가 몇 달 전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A씨에 따르면 둘은 같은 동아리에 집도 가까워 매일 붙어 다녔고 서로 좋아 죽어 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씩 식어간 건 A씨가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이후였다. 졸업 직후 취직하게 된 A씨가 부산에서 회사를 다니게 된 것이다.
이제 매일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여자친구와의 애정은 변함없을 거라고 확신했던 A씨다. 장거리 연애가 시작된 이후에도 A씨는 여자친구와 매일같이 전화했다.
항상 옆에 있었던 남자친구가 없어져 허전했는지 여자친구는 통화할 때마다 "우리 저거 먹으러 가자", "경주로 여행가자", "이번에 나온 영화 보러 가자" 등 그와 하고 싶은 일들을 얘기했다.
그러나 처음 해본 직장 생활에 지쳤던 A씨는 늘 똑같은 대답이었다.
"다음에 꼭 먹으러 가자", "다음에 꼭 가자", "다음에 꼭 보자"
그때까지만 해도 A씨는 그게 둘 사이에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여자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 매번 약속을 미뤘던 그에게 서운함은 쌓여갔고 결국 A씨의 곁을 떠나가 버린 그녀다.
사연 속에서 A씨는 "다음에 할 게 이렇게나 많았는데 정작 같이 이룬 건 하나도 없다"며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후회와 미안함을 드러냈다.
연인 사이에 '다음에'라는 말은 조금 무책임한 듯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이 나중에 후회를 덜 하는 방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