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달라는 취지에서 50여년간 구두를 닦아 구매한 7억원 상당의 땅을 기부한 남성이 있다.
그는 "내놓고 나니 홀가분하고 행복하다"며 "죽어서 가져갈 땅도 아닌데, 꼭 이 결심히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구두닦이공 김병록씨는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7억원 상당의 땅을 기부한 데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날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을 하고 목숨도 바쳤는데 이런 위기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를 위해 당연히 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땅을 내놓기까지 많은 고비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아내의 반대가 극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아내를 설득했고, 결국 '당신이 편하고 행복하다면 내 거 하나 데어주는 마음으로 허락한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자녀에겐 땅 대신 봉사 정신과 상화를 유산으로 남겨줬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아빠의 기부 소식에 자녀 역시 "돈을 벌어 아빠 용돈을 대주겠다"며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처음 2~3일은 한쪽 마음에서 '네가 어떻게 번 돈인데 주려고 하느냐'라며 괴로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걸 이기고 나니 홀가분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어려움을 당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영세상인이나 일용직 근로자 등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 골고루 잘 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씨는 최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일대 3만3000㎡을 파주시에 기부했다. 그가 기증한 땅의 현재 공시지가는 2억4200만원으로 시가는 약 7억원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기부한 개인으로서는 가장 큰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