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어릴적 키워주신 할머니가 치매 상태로 '코로나19' 감염되자 2주간 방호복 입고 간호한 손자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되자 만사를 제쳐 놓고 달려간 손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80대 이상에서 코로나19의 치명률(누적 환자 대비 사망자)은 9.26%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손자의 정성에 기적처럼 병마를 이겨냈다.


지난 16일 청도군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돼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갑생(85) 할머니는 그제 완치해 퇴원했다.


앞서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김 할머니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에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손자 박용하(31)씨는 만사를 제쳐 놓고 포항에 달려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치매가 심한 할머니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박씨뿐이었다. 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보건당국의 제지를 받아 박씨는 할머니를 가까이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입원 이틀째부터 할머니의 치매 증상이 심해졌고, 결국 의료진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보건당국은 박씨의 출입을 허락했다.


박씨는 감염예방법을 듣고 방호복을 입은 채, 별도의 침실에서 생활하며 2주간 할머니를 간호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Koreas


손자가 곁에서 돌보자 할머니는 비로소 식사를 시작했고 제대로 치료를 받아 입원 15일만인 지난 14일 완치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박씨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고, 어머니가 재가해 박씨는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호강도 못 시켜 드리고 훌륭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어서 할머니에게 늘 죄송한 마음뿐이다"며 "키워주신 할머니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