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방역물품 지원한다더니 쓰기 '불안한' 체온계 보낸 박원순의 서울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서울시가 자치구에 코로나19(우한 폐렴) 방역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보낸 체온계가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세계일보는 서울의 한 자치구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디지털체온계 50여개를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어 보관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디지털체온계 1,300여 개를 마련해 이중 1,100개를 25개 자치구에 보냈다.


코로나 사태가 번지며 체온계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었기에 반가운 물품 지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상자를 열어본 후 반가움은 당황스러움으로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지원받은 체온계가 귀에 직접 넣고 사용하는 '접촉식' 체온계였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요즘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예민해서 주로 몸에 닿지 않는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한다"라며 "쓸 수 없어서 그냥 보관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구입해 지원한 접촉식 체온계는 1개당 7만 7,000원 가량이다. 실제로 구입한 1,300개는 총 1억 원이 넘게 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시는 체온계 끝에 꽂아 쓰는 일회용 필터도 같이 보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청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서울시가 마련한 일회용 필터는 총 2만여 개이다. 필터를 체온계 개수별로 나누면 1개당 18개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즉, 지원받은 체온계를 18번 이상 사용하려면 각 자치구에서 추가로 필터를 구입해야 한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모르는 결정"이라며 "필터가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 귀에 넣었던 체온계를 자신의 귀에 넣는 것을 주민들이 꺼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비접촉식 체온계도 추가 구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