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ㄴ... 나 좀 그만 쳐다보면 안 될까...?".
주변에 혹시 눈 마주치는 걸 극도로 부끄러워하거나 발표 등을 할 때 얼굴이 심하게 달아올라 온몸을 떠는 친구가 있는가.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 낯을 가리냐며 이 친구들을 놀리진 않았는가. 그랬다면 당장 사과하는 게 좋겠다.
이들에게 이런 증상은 일종의 '질병'이라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들처럼 당황하거나 창피하다고 느끼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다른 이들이 알아차릴까 봐 두려움과 공포감까지 느끼는 현상을 '적면공포증(Erythrophobia)'으로 일컫는다.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적면 현상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이를 사회적 공포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적면공포증에 해당하는 이들은 갑작스러운 얼굴 홍조를 조절하려고 노력하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붉은기가 심해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공포증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얼굴 홍조와 부정적인 생각이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타인 역시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거라 여겨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또다시 얼굴이 빨개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적면공포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먼저 자율 신경계의 불균형을 들 수 있다. 두려움 등을 느끼면 아드레날린이라고 알려진 에피네프린이 분비돼 항진 작용을 일으켜 빠른 심장 박동, 혈관 확장 및 열감을 일으킨다.
다음으로는 혈관 문제를 들 수 있다. 얼굴에 있는 특정 정맥과 모세혈관들이 외부 자극, 잦은 음주, 혈압 문제 등으로 인해 확장돼 더 붉어 보이게 된다.
정신적 트라우마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부정적인 경험 등으로 인해 관심받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이를 유발할 수 있다.
적면공포증을 겪는 이들은 안면 홍조 자체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판단에 대한 두려움, 대중 앞에 나서야 한다는 두려움 등을 가지고 있으며, 심한 경우 말을 잘할 수 없거나 움직일 수 없고 당혹감,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이어진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얼굴 홍조의 원인을 정확히 살펴 한약이나 약침 치료 등을 통해 몸의 기능을 올리고, 균형을 맞춰 자율신경계나 중추신경계 및 한열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가적으로 할 수 있는 명상 요법, 호흡 요법 등을 통해 감정 조절을 꾸준히 하게 되면 적면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적면공포증에 시달리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 등을 통해 편안한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