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올해는 우한 코로나 때문에 '핵노잼'의 한 해가 될 거 같아 우울해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식샤를 합시다'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20대 직장인 A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일을 일찍 끝내도 밖에 나갈 수가 없으니 집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뿐이다. 그의 '절친' 스마트폰도 온종일 하다 보니 더는 볼 것이 없다. 

A씨는 남자친구와 벚꽃 축제를 가려고 작년부터 세워 둔 계획까지 모조리 취소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혹시 모를 감염 위험 때문에 그 좋아하는 '신작 영화'도 관람하지 않는다. 극장에 갈 일이 없으니 좋아하는 팝콘도 먹을 일이 없다. 

  

그러던 중 야구 개막도 다음 달로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끔 맥주와 즐기던 유럽 축구도 '중단' 소식이 들려온다.  

  

칩거 3주일이 되던 날, 침대에 누워 있던 A 씨는 문득 강한 촉을 느꼈다.   

  

"올해는 역대급 노잼인 해가 될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각색한 것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사람들을 준 격리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이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급증했다. 

10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3월 소비자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최근의 환경적 상황을 이유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 10명 중 7~8명이 자의 혹은 타의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킬미힐미'


감염 공포와 사회활동 위축으로 인해 전 국민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블루란 감염병 확산으로 사람들 간의 모임이나 만남이 줄면서 생긴 우울감을 뜻한다. 

지난 3일 보건당국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마스크 착용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와 의학계에서도 연일 외출과 모임 참석, 주말 종교 활동 등의 자제를 강조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 때문에 선뜻 바깥으로 나가기엔 마음이 편치 않다. 다들 자제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꽃 피는 봄이 왔지만, 사그라지지 않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꽃 구경은 고사하고 계절의 변화도 체감할 겨를이 없다.  

올해 봄 축제는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줄줄이 취소됐다. 가장 먼저 봄기운을 접하는 제주 역시 축제 없는 3월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와 영화 등 여가·문화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프로농구와 배구는 잠정 중단, K리그와 KBO리그는 개막 연기를 결정하면서 스포츠 팬들은 갈 곳을 잃었다. 

국내 4대 스포츠가 중단됨에 따라 합법적 사행산업인 스포츠토토 역시 축소 운영 중이며 경마와 경륜·경정도 굳게 문을 닫아걸었다. 

극장가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제(12일) 하루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모두 4만 9,62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바람에 강제로라도 밖에 나갈 건수(?)가 사라진 시민들은 집에서 재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비록 병마와 싸우는 이들의 고통,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가족들 그리고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사람들은 생활에 자극이 없어 우울한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 노트북으로 게임, 영화,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모바일 신작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국내외 콘텐츠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량이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