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군인들 휴가 강제로 '짤리게' 했던 역대 사건 4가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군대를 다녀온 예비군끼리 모이면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때는 북한 쳐들어오는 줄 알고 전쟁 대비했었어", "나 있을 때 일어난 일이 가장 최악 사건이지"라며 자신이 군복무할 시기가 가장 한반도 위기였다고 입씨름을 한다. 


으레 군대 이야기가 그렇듯이 남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때가 힘들다고만 우기기에 이야기는 종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상황을 한 번에 정리하는 한 마디가 있다. 


"야, 나 때는 '이 사건' 때문에 휴가 제한까지 났었어"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실제 군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대한 사안 발생 시 적법한 권한을 사용해 장병들의 휴가를 제한할 수 있다.


국가 비상 상황이 벌어지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대한의 병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쉽사리 하지는 않는다. 큰 위기가 아닌데도 휴가 제한이 떨어지면 탈영병이 폭증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최근 10년 동안 09군번(2009년 군대를 입대한 자)부터 2020년 현재 군 생활 중인 현역들이 경험한 휴가가 제한될 정도로 크고 이름난 사건들을 꼽아봤다.


아래 열거된 사건은 모든 장병이 휴가 제한을 해도 불만을 내뿜지 않고 스스로 받아들였던 사건이다.  


1. 천안함, 연평도 사건


방위사업청


이 시기는 09~11 군번에게 악몽 같은 기억을 남겨준 희대의 사건들이 일어난 때다.


북한의 잠수함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됐던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시작으로, 2010년 11월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그야말로 참사의 연속이었다.


사실상 최근 10년 군(軍) 역사 가운데 최악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때는 고대하던 휴가를 나갔던 병장도 부대의 복귀 명령에는 하는 수 없이 부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2. 목함지뢰, 포격 도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조선중앙통신


11차례에 달하는 북한의 핵실험과 수소폭탄 실험에 이은 대남 확성기 도발은 남북의 갈등을 점점 뜨겁게 했고 이는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포격 도발로 이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연천군 일대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었고 전군에 최고경계태세가 내려졌다.


이 시기를 겪은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전군은 군장을 모두 싼 채 총과 헬멧 등 개인 장구류를 휴대해야 했다. 전방 부대와 후방 일부 부대에선 탄약 불출이 이뤄지기도 했다.


육군 전방 다수 부대는 휴가도 강제로 반납하고 경계 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했다.


3. 메르스 사태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중동에서부터 전파돼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창궐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는 최근의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당시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39명에 달했다.


이에 군 당국은 즉각 전군의 출타를 제한했고 다수 장병은 눈물을 머금고 부대 안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4. 코로나19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육·해·공군의 모든 부대에서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제주 해군부대의 병사가 군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나온 조치다.


군의 출타 통제 조치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